인공지능 혁명이 낳은 고민


인공지능(AI) 챗봇 ‘챗GPT(ChatGPT)’가 화제를 모으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과제물 작성에 악용될 가능성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챗GPT는 난도 높은 학술논문, 에세이, 시, 소설, 보고서 등을 단숨에 써내고, 복잡한 질문에 뚝딱 답을 제시하고 SW 프로그램 코드도 짜준다. 인간의 것인 듯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제시한다. 같은 주제를 묻더라도 질문의 뉘앙스와 요구 사항에 따라 다른 답변을 내놓는다. 어이없는 답을 내놓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놀랄 만한 발전을 거듭한 AI 기술의 결산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나다. 앞으로 ChatGPT가 세상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가히 상상하기 어렵다. 이는 곧 숫자로 증명됐다. 시범 서비스 개시 며칠 만에 이용자 수 100만을 넘어섰다.
다가올 세상이 지금의 변화보다 더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예측은 더이상 놀랍지 않으며, 그 변화의 가장 중심에는 항상 인공지능의 진화가 있다. 이제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과 직업 깊숙이 자리 잡게 되면서 인간을 대체하는 세상에서 인간성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한 교육적인 해안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는 세상이 왔다.
특히 지식 정보 기술 분야는 인간이 따라 갈 수 없는 경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코드선이 길게 있던 집전화의 생활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진화를 경험한 세대에서는 사실 상상하기 힘든, 더 커다란 격랑 속을 헤쳐나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로 데이터는 폭증하고 정보와 지식은 넘쳐난다. 불필요한 정보를 접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정보 과잉으로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고 주의가 흐트러져 주체적 삶을 살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복제와 위변조가 용이한 디지털 특성으로 진짜와 가짜도 구분하기 힘들고 확산 속도도 순식간이라 자칫 혼란스러운 세상이 될 수도 있다.
과연 미래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어떤 빛을 비춰 주어야 할까?
코앞으로 다가온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미래의 변화를 대비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결국 “교육”이다.
여기서 절대로 만들어서는 안되는 오류는; 그리고 가장 흔히 생성되는 오류는, 단순 지식을 디지털 도구로 학습시키는 것이다. 단지 사용하는 도구가 디지털화 되는 것은 그저 도구의 변화 일 뿐 아무런 성장을 이끌어 내지 못한다. 효율적이고 내구성이 좋은 책을 사용한다고 한들 알맹이가 바뀌지 않는다면 그저 포장지만 바뀐 것 뿐이다.
결국 학생들이 자기인식을 통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가치와 신념을 만드는 교육, 지식보다 실제 실력과 역량을 찾아가는 교육, 그리고 현재 교육의 모습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것과 새로운 것을 융합하여 재창조해 나갈 수 있는 "재창조력" 을 키울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진화된 교육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 지능은 절대 가질 수 없는 인간 고유 능력, 즉 “공감능력”과 “창조적 상상력”을 키우며, ‘지식의 습득’과 ‘정답 찾기’가 아닌 이미 너무나 쉽게 만나게 되는 정보의 ‘활용’ 그리고 그를 통한 지식의 ‘재창조’ 를 가진 인재들만이 앞으로 올 세상의 중심에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아무리 세상이 변화하더라도 인간 이해에 기반한 공감능력과 봉사정신, 철학적 사고에 바탕한 창의성을 가진 인재들을 이길 수 없다.
이제 기존 학습과 훈련의 고유 영역이라고 생각되어 온 ‘아는 것’과 ‘기술 습득’에 대한 초점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
1)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재료들 중 좋은 재료를 고를 수 있는 능력
2) 그 재료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
3) 없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4) 있는 것들을 융합시켜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 하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5) 인간성의 극대화
어른인 우리가 살아온 지금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갈 어린 학생들을 위해서, 인공지능의 시대에도 지도자로서 이 세상을 이끌어갈 그들을 위해서, 교육의 최일선에 서 있는 지도자들은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학생들과 함께 교육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변화하더라도 인간 이해에 기반한 공감능력과 봉사정신, 철학적 사고에 바탕한 인재들을 이길 수 없다.
결국 인문학과 철학적 사유가 가능한 사람만이 빛 날 것이다.
변화를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우리가 바라는 바를 이루면서 행복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를 쫒아가기보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탐구하고,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정하여 실행해나가야 한다.
질문과 학습으로 지성을 키우고, 인간의 영성과 실험을 통해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지혜'로운 인간이 되어야 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간만의 유일한 능력을 빛낼 수 있는 진화된 체계를 갖추어 가려는 연구소의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다. 그리고 마침표 없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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